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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시설대마왕
댓글 0건 조회 553회 작성일 25-05-16 21:27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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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은 전기기사 따고 대공공에서 햇빛 보며 근무하는 중입니다.
근데 ‘시설워크’ 둘러보다가 이 바닥 얘기들 보니...
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하나도 없구나 싶어서 저도 썰 하나 풀어보려 합니다.

전설의 홈플러스 전기팀
장소: 수도권 모 홈플 지점
당시 나이: 20대 초반
급여: 세전 160만 / 실수령 142만 / 식대 X (식권은 6개월 후 사라짐)
근무형태: 주간-오후-당직-비번-휴무 → 무한 반복
근무인원: 소장, 전기주임, 설비반장, 전기(나), 설비1, 설비2

1. 팀장 – “오미자 같은 남자”
이 양반은 소방1급 + 전기기능사 + 가스 수첩 3종세트를 들고 계셨는데,
면접에서 날 보며 "여기서 공부하면서 일해라"라고 하셨다.

정치 유튜브 틀어놓고 영화 받아주고, 일만 잘하면 터치도 없는 분이었지만
운영비 30만 원 홀로 드링킹 하신 분이기도 함.

그래도 전기산업기사 떨어지고 침울한 날, 쌍화차 사 들고 와서
“오늘은 그냥 쉬어” 하셨던 건 잊지 못한다.
참 밉상인데, 따뜻했고, 현실적이셨던 분.
요즘도 계신다더라.

2. 전기 주임 – “진짜 선생님이란 이런 분”
전기산업기사 자격 보유.
내가 기능사만 있을 때, 진짜 특고압부터 쇼트, 누전, 결상까지
몸으로 다 배우게 해주신 분.

"배우려면 직접 사고도 겪어야 한다"며
기어이 누전 테스트 실습까지 시키신 진짜 리얼 실무파.

덕분에 매장 뒤 창고에서 공조판넬 자르고, 제어기 돌리고,
진짜 전기를 ‘몸으로’ 배웠다.
그분은 내가 전기산업기사 따고 이직하자, 전기공사 업계로 가셨다.

3. 설비 반장 – “점검 미워요 메뚜기 스타일”
무수기 + 점검 극혐러
같이 근무한 날도 많진 않았지만
“야 니가 점검 돌면, 난 먼저 집 간다”는 말은 자주 하셨다.

연봉 인상 없다니까 바로 다음 주 퇴사.
이력서에 1년 단위로만 시설 돌아다닌 전설의 ‘메뚜기형 인생’.

4. 설비 기사들 – “소프트콘과 킹오파의 시간”
같은 또래 무수기들.
기억나는 건 500원짜리 소프트콘 나눠 먹던 기억,
그리고 킹오파(킹 오브 파이터즈) 같이 하던 그 시절.

하도 게임만 해서 팀장이 뭐라 할 줄 알았는데…
터치 없음. 그냥 냅둠.
어느 날, 소장 운영비 빼돌린 거 신고해서
용역사 본사 + 근로감독관이 출동했던 레전드 에피소드도 있었음.

5. 설비 주임 – “토테미즘에 빠진 무수기의 최후”
이분은 레전드였다.
백화점 출신이라더니 실력은 딱히 없고,
가오만 넘치고 실속은 없는 ‘병X 무수기 스타일’.

본인의 과학 3호기 튜닝 자랑,
보안 여자 알바에게 ‘밤에 데려다주겠다’며 집적대기,
결혼하고도 그 알바에게 고백했다가 욕만 먹고 끝.

근데 진짜 웃긴 건
내가 기사 붙은 날, 내 책 빌려달라고 슬쩍 말 던지던 장면.

그 책도 안 보고 그냥 모아놓기만 하던데,
진짜로 **‘합격자의 책을 가지고 있으면 합격할 수 있다’**는
이상한 신앙 믿고 있던 사람 같았다.

내 마지막 근무 날엔 **인사도 없이 "냉온수기 점검 다녀온다"**며 사라졌고
그 후 급여 문제로 팀장이랑 싸우다 퇴사했다고 들었다.

그렇게 나는 홈플에서
당직, 점검, 스파크, 쌍화차, 그리고 무수기 전설과 함께
3년을 버티고 전기산업기사 → 기사 따고 이직에 성공했다.

설 명절에 집에도 못 가고,
빨간 눈으로 관제실에서 책 보며 자격증 준비했던 그 시절.

그때를 기억하며 지금 이 시간에도
어딘가에서 당직 돌며 공부 중일
젊은 시설쟁이들에게 진심으로 응원 보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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